Share on your favorite site


Coldfact and Other
Follow
Subscribe
Reblog
Scroll TOP
Begin typing to search and press enter.

베란다 텃밭. 만들기에 재미가 들었다. 쪽파와 마늘을 작은 화분에 옮겨 심었고 이름 모를 꽃나무도 들여왔다. 석회가루나 비료를 사용해서 흙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한약방에서 약을 달이고 남은 찌꺼기를 섞어주면 병충해 방지나 영양분 공급에 도움이 된다.

노래 좋다.

옳은 일을 하며 쾌락을 느낀다고 해서 그 행동의 도덕적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중요한 점은 선행의 동기가 그 행동이 옳기 때문이라야지. 쾌락을 주기 때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리고 일반적으로 모든 이성적 존재는. 이런저런 의지에 따라 임의로 사용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으로 존재한다. 나 자신이든 다른 어떤 사람이든. 인간을 절대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지 말고. 언제나 한결같이 목적으로 다루도록 행동하라. 는 칸트의 말은 여전히 우아하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분다는 싸구려 핑계를 대고 약속을 취소했다. 욕을 한 바가지 듣고 뒤통수가 조금 따가웠지만 안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기 위해 때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오랜만에. 친구랑 당구장에 놀러 갔다. 아르바이트하는 여자사람의 우월한 미모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그래도 이겼다. 비가 오는 밤 막차에는 늦은 사람들 틈으로 멋진 음악이 흘러나왔다. 우리 동네 마을버스 기사님들은 참 친절하다.

영등포에서 조개구이를 먹었는데. 같이 있던 아이가 주인아저씨한테 내가 졸라 잘나가는 파워블로거라고 썰을 풀어댔다. 나는 소주 반병에 얼굴이 빨개졌다. 아. 쪽팔려.

어제는 아침부터 서울 시내를 일주하고 청평에서 농사를 짓고 왔다. 낯선 동네를 혼자 걷다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은마아파트.

그러니까. 사진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참 아름다워 보인다. 이자인.

텃밭.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남자한테 그렇게 좋다는 흑염소 고기를 13만 원어치나 먹었는데 아직은 그 효능을 잘 모르겠다. 술을 좋아하는 사촌 형은 소주를 세 병 마셨고 나는 꾹 참았다.

연신내 촌구석에 있는 술집 주제에 비싸긴 더럽게 비싸다. 모둠 회를 시켰는데 먹으라고 내온 건지 접시 크다고 자랑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얻어먹은 술이 아니었다면 울면서 나왔을 거 같다. 그래도 대화는 즐거웠다.

제주도에 다녀왔다. 다음엔 혼자서. 아니면 둘이서 김밥을 싸들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방송처럼 보던 것을 또 보고 돌아왔지만 고아한 카페 이름을 알게 되었고 제주에서 마신 커피는 참 맛있었다.

음악을 듣는데 꼭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은 날이 흐리고 발아래 공기가 시려 어깨가 움츠러든다. 꽃은 기침을 했다.

주말엔 동생들 불러 놓고 이렇게 사진 하나 찍어야겠다. 하시시박.

거실에 들여놨던 화분을 다시 베란다로 옮기고 분갈이도 해주었다. 이미 우리 곁에 봄이 머물듯이 그때쯤 우리는 분명 빨간 꽃에 물들어 있겠지. 화분이 조금 더 필요해졌다.

집으로 가는 길 산책이나 할 겸 버스에서 미리 내려 30분쯤 걸었다. 내 앞에 여고생 두 명이 걷고 있었는데 뭐가 그렇게 좋은지 쉴 새 없이 떠들고 또 웃고 소리를 질러댔다. 한 아이가 화장품을 꺼내 얼굴에 바르면서 완전 비싼 거라고 자랑을 늘어놨다. 예쁘지 않냐며 친구를 힐끔 쳐다보니 옆에 있던 아이는 아까랑 똑같네 븅신아.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