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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fact and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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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새로 맞췄다. 눈이 정상은 아닐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시력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내 눈은 양쪽이 짝짝인데다 특히 왼쪽 눈은 초점을 잡아 주는 능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모니터를 볼 때면 항상 눈에 힘이 들어가고 미간을 찡그리는 버릇이 괜히 그런 게 아니었다. 가끔 찾아오는 편두통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화면이나 글씨가 잘 보이는 안경을 쓰면 조금 더 멀리 있는 다른 것들은 오히려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안경이 세 개쯤 필요해졌다. CRT 모니터가 그리워진다. CRT. 구닥다리.

일산에 사는 친구를 만났다. 라페스타에서 밥도 먹고 커피도 먹고 술도 먹고 사람 구경도 하고 노래방에도 다녀왔다. 늘 서울을 벗어나고 싶었던 나는 일산은 참 살기 좋은 동네 같아. 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구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대꾸했다. 글쎄. 여기 살면서 그런 생각은 못 해 봤는데. 살기 좋다기보다는 돈 쓰기 좋은 동네인 건 분명해. 생각해 보면 친구의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요즘 카누를 마시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치고는 향도 좋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그런데. 그래도 나는 스타벅스가 더 맛있다.

PLAY Running Time 13:11

내 방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

via MAGGIE HARRSEN

열심히 깨어있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다. 아침은 언제나 가려져 있다.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를 버틸지 문득 궁금하다.

PLAY Running Time 1:40

황예린 싸이. 에 찾아가 고백할 뻔했다. 위아래 아홉 살까지는 어떻게든 엮어보겠는데 우리 집 막내랑 띠동갑이라니. 이건 뭐 뒤통수가 따가워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다. 내가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놀러다니고 연애하고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멋 부리면서 살고 싶다. 미치도록 치열하게.

PLAY Running Time 3:00

그래서 나는 재활치료를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

PLAY Running Time 4:20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봄날은 간다.

난 아직도 그 여자들이 불렀던 노래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 사실 알고 싶지도 않다. 모르는 채로 있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 난 그것이 말로 표현할 수 없고 가슴이 아프도록 아름다운 얘기였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 목소리는 이 회색 공간의 누구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하늘 위로 높이 솟구쳐 올랐다. 마치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우리가 갇힌 새장에 날아 들어와 그 벽을 무너뜨린 것 같았다. 그리고 아주 짧은 그 순간 쇼생크의 모두는 자유를 느꼈다. 레드의 독백.

이른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라디오를 들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배철수 아저씨의 시크한 목소리가 반가웠다. 언젠가 철수아저씨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청춘을 사는 젊은이들이 세상에 불만 하나 가지지 않는 게 오히려 나에겐 비정상처럼 느껴진다. 고 하는 그 말을 여전히 가슴 속에 품고 있다. 그러면 나는 아직 파릇파릇한 청춘이다. 나는 세상에 불만이 졸라 많으니까. 그렇지만 내 방의 문고리가 떨어져 나갔다고 노무현을 탓하지는 않는다. 마리아. 콜비 카레이.

나는 작업실이나 공방의 분위기 가득 찬 카페를 사랑한다.

칼을 갈고 있는. 칼 장수 아저씨의 모습이 마치 연극무대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네이버 갤러리에 자주 가지는 않는다. 남들이 찍어 놓은 사진 보며 감탄할 만큼 여유있는 팔자가 아니라서. 그런데 이 사진 참 좋다. 세상엔 좋은 것들이 참 많다. 좋은 음악. 좋은 사진. 좋은 영화. 좋은 책. 좋은 술. 좋은 새벽. 좋은 사람들. 그래서 나는 조금 바쁘다.

via GALLERY N

머리를 잘랐다. 비참하게 실연을 당했다거나 거룩한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아무튼 긴 머리를 짧게 쳐냈다. 6개월 동안 길렀던 머리카락이 가위질 한 번에 잘려나가고 곧장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이 조금 우스웠다. 길렀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그저 자르지 않았을 뿐이니까.

흑백사진에는 악이 담겨 있다. 그 악의 노래가 언제나 즐거움으로 물드는 건 아니다. 때로는 독이 되고 가시가 되어 누군가에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함부로 흑백사진을 찍지 말라고. 나는 그렇게 배웠다.

via PHAI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