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새로 맞췄다. 눈이 정상은 아닐 거라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시력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내 눈은 양쪽이 짝짝인데다 특히 왼쪽 눈은 초점을 잡아 주는 능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모니터를 볼 때면 항상 눈에 힘이 들어가고 미간을 찡그리는 버릇이 괜히 그런 게 아니었다. 가끔 찾아오는 편두통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화면이나 글씨가 잘 보이는 안경을 쓰면 조금 더 멀리 있는 다른 것들은 오히려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안경이 세 개쯤 필요해졌다. CRT 모니터가 그리워진다. CRT. 구닥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