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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fact and 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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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어울릴거라 생각지 못했던 두 목소리가 다정스럽게 들린다. 이제는 흔적 조차 지워버린 아현동의 오래된 집들. 술에 취한 가로등과 겨울의 연기가 피어오르던 종로의 골목길. 고양이를 무서워 하던 아이와 그 무엇도 영원할 순 없다는 사실. 아직 전해주지 못한 빨간 머플러. 노래를 듣는 동안 그런 것들이 떠올랐다. 정은서점. 도토리책방. 공씨책방. 숨어있는책. 북오프. 신고서점. 유빈이네 그들은 안녕한지도 궁금하다. 벌써 다 먹어버린 빈 과자봉지를 손에 꼭 쥐고 있는 아이의 마음처럼 사라져 가는 것들은 때로 슬프지만 고맙고 그래서 소중하다. 기록이란 그렇게 사라지는 것에 대한 헌정이며 추억의 궤도를 그리는 별의 여정 같은 것. 내가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도 그 어린 마음을 닮았으면 좋겠다.